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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의 노조 간 차별 부당노동행위에 포함시켜야"
운영자 2014-03-11 08: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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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의 노조 간 차별 부당노동행위에 포함시켜야"
금속노조·장하나 의원 ‘복수노조 악용 노조탄압 근절’ 토론회 공동주최
양우람 | against@labortoday.co.kr
승인 2014.02.20
▲ 양우람 기자
경주시 황성동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주) 사업장에서는 매일 아침 두 노조의 선전전이 벌어진다. 공장 밖 출입문 입구에서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가 “민주노조 활동을 보장하라”고 외치면, 공장 안 발레오경주노조의 “폭도노조 물러가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런데 최근 회사는 발레오경주노조 소속 노동자들에게 1명당 2천5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반면, 지회 소속 노동자들에게는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회사가 발레오경주노조 소속 노동자들에게는 성과급 차등지급을 위한 업무평가에서 S등급(200%)을 부여한 반면, 지회 소속 노동자들에게는 D등급(0%)을 줬기 때문이다.
정연재 전 지회장은 “회사가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들에게는 잔업과 특근은 물론이고, 경조사비도 주지 않는 등 등 노조 소속별로 조합원들을 의도적으로 차별하고 있다”며 “복수노조 제도가 어느덧 민주노조 활동을 파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급조한 복수노조제도 "예견된 폐단"
복수노조 허용 후 사용자들이 특정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노조 간 차별에 나서는 것을 제어하기 위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 제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주영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2층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복수노조 악용 노조탄압 문제점과 대안 - 사용자의 부당한 노조 간 차별 어떻게 근절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금속노조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하나 민주당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복수노조 악용 노조탄압 실태와 제도개선 방향’ 주제발표에 나선 박 노무사는 사용자들의 노조 간 차별행위에 대해 “예견된 일”이라며 제도 자체의 합헌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복수노조가 ‘노조 간 경쟁’을 전제로 출발한 만큼 사용자의 악용방지책을 마련하지 않고 제도를 시행한 것이 문제의 출발이라는 설명이다.
박 노무사는 “복수노조로 인해 사용자가 특정 노조를 차별해 소속 노동자들의 단결을 침해하는 행위가 예상됐는데도 정부는 이에 대한 규제 장치를 간과했다”며 “노동 3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를 가져올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위헌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노무사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의 개념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으로 노동 3권이 보장되고 있는 만큼 이에 근거해 마련된 부당노동행위가 노사관계의 기본질서를 해치는 ‘부당한 행위’에서 ‘단결권 침해 행위’로 확대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노무사는 “현행 부당노동행위는 5가지 구체적인 유형을 열거할 뿐 부당노동행위의 개념에 대해선 명시돼 있지 않다”며 “노조 간 차별을 단결권 침해 행위로 규정하고 부당노동행위 안에 포함시켜 구체적인 금지행위 유형을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당노동행위 입증책임 사용자가 져야
단결권 침해를 부당노동행위에 포함시키는 것과 더불어 행위 입증책임 전환도 필요하다는 것이 박 노무사의 지적이다.
그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단결권 침해 행위 역시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타당하다”며 “당사자주의가 지배하는 민사 일반의 입증책임원리를 부당노동행위 구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기선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노조에 대한 차별 행위를 중립유지의무를 위반하는 부당노동행위 중 하나의 유형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며 “나아가 현행 근로기준법이 ‘사회적 신분’에 따른 근로자 간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만큼 개선 논의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윤식 변호사(법무법인 공간)도 “노조 간 불합리한 이유로 차별이 있고 실제 차별을 받는 노조라고 한다면 사용자의 지배·개입에 놓여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를 부당노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