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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은 노조파괴, 비정규직은 대법판결 무시
운영자 2013-08-20 15: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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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14일 ‘노조파괴 음모중단, 성실교섭 촉구,불법파견정규직화 원하청결의대회’시작 전 조합원들이 경찰과 실랑이 끝에 박정식 열사를 추모하는 상여모형을 집회 장소 안으로 들여오고 있다.
8월14일 15시 ‘노조파괴음모중단, 성실교섭촉구, 불법파견정규직화 원하청결의대회’에 현대차지부,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 모였다. 현대차 자본은 현대차지부에 노조파괴, 현대차 비정규직에게 대법원 판결 불이행 등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에 탄압과 무시를 일삼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현대차지부 대의원과 조합원, 현대차 울산, 전주, 아산 비정규직 조합원들, 연대를 위해 찾아온 시민, 학생 등 2천여명이 참석했다. 집회 시작 전 경찰은 박정식 열사의 상여모형을 차에서 내리지 못 하게 해 비정규 조합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집회 첫 발언을 한 문용문 현대차지부장은 “현대차지부 임단협 교섭을 본교섭 18차, 실무교섭 5차까지 진행하면서 많이 인내했다. 회사는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더 이상 인내와 관용은 없다. 4만5천여 조합원들은 쟁의행위를 80%가 넘은 압도의 찬성율로 2013년 투쟁을 강력히 전개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문 지부장은 “임단협 기간인 8월7일 노노 분열을 조장하는 회사의 노조 파괴 문건을 폭로했다. 수많은 동지들이 목숨을 잃고 수배, 구속되면서 지킨 민주노조다. 결코 회사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 경고했다. 문 지부장은 “현대차 사측은 노조 파괴 음모에 사과하고, 비정규직의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정규직 이행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발언에 나선 송성훈 현대차 아산사내하청지회장은 “박정식 열사는 현대차 자본이 대법원 판결을 이행했다면 결코 죽지 않았을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열사를 만들었다. 살아남은 자들이 열사의 뜻을 받들지 못 하면 제 2, 3의 열사가 나타날 것이다. 남의 일이 아니다. 함께 힘을 모아 열사의 뜻을 지켜나갔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김효찬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장은 “한국에서 노동자들은 정규직, 비정규직 구별되지 않는다. 똑같은 노동자다. 오늘처럼 양재동 앞에서 정규직, 비정규직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투쟁한다면 우리의 요구는 관철될 것이다. 불법파견 투쟁 10년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8월 16일 불법파견 실무교섭이 열린다. 우리는 회사의 태도를 지켜볼 것이고 마지막까지 투쟁을 결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배 중인 박현제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장을 대신해 정의동 비정규직 울산 3공장대표가 발언했다. “당연히 집회에 와야 할 지회장 동지가 공안탄압으로 여기 오지 못 했다. 휴가 기간 동안 혼자 지내야 할 지회장 동지에 대해 조합원들이 많은 걱정을 했다. 휴가 후 천의봉, 최병승 동지는 고공농성을 중단하고 내려왔다.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올라갈 때 약속은 살아서 땅을 밟은 것이었고 그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다. 성과를 내지 못 했지만 철탑농성 투쟁이 끝나는 투쟁이 아니다. 조합원과 연대하는 동지들과 함께 계속 싸워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첫 번째 자유발언에 나선 박성락 현대차지부 대의원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해야 우리 투쟁이 이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자리는 현대차비정규직 동지들이 75일간 농성을 한 자리이며 박정식 열사가 투쟁한 자리다. 여기 와 보니 현대차본사는 공권력 비호 아래 우뚝 서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노조파괴 음모를 갖고 있고, 비정규직 동지들에게는 노동자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며 현대차자본을 규탄했다.
김홍규 현대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청와대 주인이 되고 난 후 지금까지 망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 자리 총칼로 잡은 사람들에 대해 합동수사본부를 꾸린 줄 알았더니 노동자 때려잡으려고 합동수사본부를 꾸렸다”며 박근혜 정권의 희망버스 탄압을 규탄했다. 김 수석은 “사측은 불법파견교섭에 대해서도 희망버스에 대한 사과와 파업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라고 조건을 내걸고 있다. 올해 지부교섭에선 까마귀 고기를 먹었는지 일괄제시안 요구하라는 지부 요구를 깡그리 무시했다. 불법파견 문제와 올해 임단협 교섭을 풀기 위해서는 단결과 투쟁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집회 마무리에 문용문 현대차지부장과 김효찬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장이 원하청 연대투쟁을 결의하는 결의문을 낭독했다.
원하청결의대회 후 현대차 울산, 전주, 아산 비정규지회의 결의대회가 곧이어 이어졌다.
사회를 맡은 양회삼 현대차아산사내하청지회 수석부지회장은 “박정식 열사와 관련해 5개 요구안을 전달했더니 사측은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불법파견 교섭도 마찬가지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8월 8일 천의봉, 최병승 두 동지가 철탑에서 내려오자 1588명을 신규채용으로 채용했고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계속 강행하겠다는 담화문을 냈다. 우리는 16차례 불법파견 교섭 중 단 한번도 신규채용을 요구한 적이 없다. 그러나 회사는 단 한번도 불법파견을 인정한 적이 없다”고 현대차 자본을 규탄했다.
장연구 현대차아산위원회 부의장은 “10년 싸운 불법파견 투쟁 힘들고 지치고, 회사의 신규채용안으로 멈칫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박정식 열사는 더욱 정규직 전환 투쟁에 매진해달라고 호소했다. 함께 싸우자”고 말했다.
김형우 현대차전주비정규직 조합원은 “80세 넘은 정몽구를 동방예의지국인 한국에서 어르신 소리를 안 하고 ‘몽구, 몽구’ 하는데 오죽했으면 그러겠는가. 정규직에게는 뒤에서 쪼잖하게 노조파괴 문건 들이밀고, 3,500명 신규채용 한다고 한다. 신규채용안 나오지 않았을 때도 한 두 명씩 정규직 채용했다. 우리는 이것을 돈줄, 빽줄이라고 불렀다. 돈 먹으려고 환장한 나라가 우리나라다. 우리가 10년간 돈줄, 빽줄 없어서 노조로 뭉쳐서 가는 게 아닌가. 박정식 열사는 유서에서 자신이 비겁하다고 했는데, 죽은 사람이 어떻게 비겁자인가. 당당하게 노조로 뭉쳐서 정규직 전환하자”고 힘있게 주장했다.
우상수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총무부장은 “저는 비겁한 사람이었다. 해고되고 나서 노조에 가입했다. 2010년 CTS파업이 일어나고 어려운 시기 겪으면서 복직과 정규직 요구 모두 포기한 적도 있었다. 집에 가압류 들어오고 아이들은 커가고, 생활비는 없고. 이런 생활이 벌써 3년째 집에 들어가면 어쩔 줄 모른다. 현장에서 관리자들과 싸워서 앰블란스에 조합원들이 실려갈 때 겁도 많이 났다. 그렇지만 신규채용에 응하면 우리가 두들겨 팼던 관리자들에게 아부하고 아양 떨면서 면접봐야 한다. 지금 힘들고 어렵지만 그렇게 하지는 말자. 신규채용에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싸우자”고 주장했다.
결의대회가 끝나고 집회 참석자들은 박정식 열사 상여모형을 들고 현대차 본사 앞으로 이동하려 했으나 경찰의 완강한 저항과 최루액으로 나아가지 못 했다. 결국 상여모형은 경찰들에 빼앗겨 박살났다. 이 와중에 상여를 들고 있던 현대차 아산 비정규조합원이 폭행당하며 연행됐다. 이 조합원은 이날 자정 너머 석방됐다.
이날 19시 경 양재동에서 ‘박정식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총 중부권결의대회’가 이어졌다. 민주노총 수도권과 충청, 충북권 조합원들 2천여명이 모여 정몽구와 현대차자본에 대해 규탄을 하고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현대차 울산, 전주, 아산 비정규직 지회 일부 조합원들은 이날부터 8월22일까지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 도로와 도로 사이의 ‘교통섬’ 위에서 박정식 열사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다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