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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조직, 일상활동으로 복수노조 막는다
운영자 2013-07-19 13: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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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모링크지회 조합원들은 7월10일 공장에서 파업 출정식을 하고 대전충북지부 총파업집회가 열리는 피엘에이지회로 이동했다.
충북 옥천 산기슭 코스모링크 넓은 공장 앞 마당에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거대한 전선들이 가지런히 정열돼 있다.
지회 조합원 96명. 지난 2008년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2009년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상식과 달리 지회는 법정관리 기간 동안 임금인상을 꾸준히 관철했을 만큼 조합원 결속력이 높다. 회사가 2008년 3월7일부터 6월30일까지 직장폐쇄를 했지만 노동부는 ‘위장직장폐쇄’라고 판정했다.
특히 2009년 법정관리 때 회사가 지회 조합원 3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통보하자, 전조합원이 7일간 전면파업으로 맞서 해고를 막아냈다. 그 때부터 현장장악력은 지회쪽으로 쏠렸다. 이에 따라 법정관리 시절에도 지회는 회사와 별 다른 갈등 관계가 있지 않았다.
이석빈 지회장은 “아무리 법정관리라도 노조가 있으면 노동자들이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노조를 만든 후 모두 정규직이 됐고, 단체협약 내용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체결했다.
상황이 변화할 수도 있다. 올해 4월10일 법정관리가 끝나고 갑을자본이 인수했다. 충남지부의 갑을오토텍지회와 같은 자본이다. 이 갑을자본이 지금 ‘지회 길들이기’를 시작하고 있다. 갑을자본은 삼형제가 20여개의 회사를 운영하는 족벌경영을 하고 있다. 이석빈 지회장은 “삼형제 중 첫째인 박유상 부회장이 한달에 한번씩 공장에 와서 조합원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한다.
7월1일 박유상 부회장은 월례조회를 한다며 조합원들을 모아놓고 애국가 부르기를 강요하고 노동자들이 제대로 줄을 서지 않았다고 “앉아, 일어서”라고 황당한 지시를 했다. 조합원들이 이를 거부하고 항의하자 월례 조회 진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8일 대의원 1명을 징계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석빈 지회장은 “부회장과 면담하니 하는 말이,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잘 살 것이다, 안 그러면 못 살 것이다’라고 한다. 내가 곧 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라고 비판했다.
7월9일 지회는 전 조합원 출근투쟁을 전개하고 확대간부 항의면담을 요청한 뒤 “징계철회”를 요구하며 7시30분 부터 11시까지 본관사무실을 점거했다. 11시경 회사가 와서 징계를 철회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석빈 지회장은 “전 조합원들이 들고 일어나자 회사는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회사가 단결할 기회를 줬다. 지회가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분한 회사가 지회를 만만하게 보지 않을 것 같다.
작지만 튼튼한 현장장악력을 가진 코스모링크지회. 이런 현장 환경을 만든 지 몇 년에 불과하다. 2008년 금속노조에 가입하기 전 코스모링크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 하는 열악한 사업장이었다.
이 지회장은 “노조 설립 과정이 다 비슷하지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저임금에 못 견딜 상황이고, 회사는 계속 임시직을 채용했다. 일요일에 못 쉬고, 부모가 돌아가시지 않는 한 회사 일이 먼저였다”고 말했다. “마치 지금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동지들과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노조 가입과 함께 현장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사업이 중요했다. 교육사업이 가장 중요했다. “회사는 늘 도발하기 마련이기에 현장권력을 지키기 위해 교육하고 싸워야 한다는 것을 늘 강조했다.” 조직 사업도 중요했다. 이 지회장은 “매주 수요일 구역별로 10여 명씩 모여 조회를 하면서 상황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지회와 현장 조합원들 사이는 가깝지만 회사와 관계는 선을 그었다. 이 지회장은 “우리는 조합원들이 회사와 회식하는 문화를 없앴다. 우리가 돈이 없나. 왜 회사한테 회식시켜 달라고 하나. 우리끼리 돈 내고 잘 먹으면 된다”고 말한다. 작지만 중요한 일상활동부터 개별 대응 보다는 집단, 조직 대응을 하는 질서를 만들었다.
지회는 복수노조에 대한 입장이 분명하다. “노동자가 단결하고 노동자답게 활동해야 하는데, 노동자들이 돈을 쫒아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내 사업장 일이 아니다, 내 일이 아니다 하는 순간 복수노조가 설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지회장은 이제 민주노조의 길로 들어선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민주노조는 만들기 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직장폐쇄 3개월 동안 돈 없이 천막생활 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버틴 것은 이탈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굳건히 흔들림없이 조직을 지키고 탄압을 이겨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코스모링크지회를 찾아간 날은 7월10일 금속노조 1차 총파업이 있는 날이었다. 지회 조합원들은 본관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하고 대전충북지부 총파업집회가 열리는 피엘에이지회로 이동했다. 코스모링크지회는 현장조합원과 지회가 함께 움직이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
코스모링크지회는 이렇게 현장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조직, 현장일상문화 구축 등 신규지회들이 노조를 탄탄하게 하기 위해 배워야 할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