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마당
어떻게 하라고?
모르쇠 2007-06-02 11:58:28
조회수 : 1,613
'노사상생' 한다더니 '정리해고' 칼바람만
▲ GM대우의 기업광고.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비정규직법안'의 7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그동안 '노사상생' 모델로 호평 받아온 GM대우차에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거세다.
GM대우차가 최근 '생산성 15% 향상'을 명분으로 부평공장에 파견된 하청업체 노동자를 해고한 뒤 정규직 노동자에게 공정을 떠넘기고 있어 현장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에 따르면, 현재 진행된 정리해고자수만 70~80명에 이른다.
올초부터 GM대우차는 ▲물량 감소 ▲작업장 외주화 등을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한 데 이어, 사무직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까지 조직적으로 방해해 국제금속노조연맹 등으로부터 국제적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정리해고는 GM대우차의 작품!"
지난 5월 22일 GM대우차의 하청업체인 (주)진합오에스에스는 정리해고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차체부 A/S직(반) 비정규직 노동자 10명 중 4명을 해고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GM대우차가 추진해온 '생산성 15% 향상' 프로젝트에 따른 '비정규직 정리해고'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회사측도 개별면담 자리에서 "GM대우차가 수차례 전화와 공문을 통해 10명 중 4명을 5월말까지 정리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내서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부평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정리해고가 GM대우차의 작품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인데 GM대우차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GM대우차가 직접 관여한 증거는 널려 있다"고 주장했다.
정리해고자로 발표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후 사장과의 면담에서 정리해고 철회와 고용 보장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이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선전전에 나섰다. 그들의 선전물에는 비정규직의 한이 진하게 묻어났다.
"어떤 노동자는 해고통보를 받고 이 사실을 아내에게 얘기했더니 펑펑 울면서 우린 어떻게 하냐고 하고, 어떤 노동자는 이제 막 첫딸을 낳았는데 어떻게 먹고 사냐며 걱정이고, 어떤 노동자는 정규직 한번 되려고 검정고시 학원까지 다니면서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려고 했는데 이게 웬 청천벽력이냐며 절망한다."
이들은 "공장이 밖으로 나가는 것도 아니고 공정이 축소되거나 물량이 감소하는 것도 아닌데 왜 우리가 해고되어야 하냐"며 "유일한 이유라면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이윤을 남기려는 산술적인 계산뿐"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60만원의 기본급으로 시작해서 여름에는 에어컨도 없이 일했고, 겨울에는 추위와 싸우며 일했다. 불안한 고용으로 아무런 말없이 모든 힘든 것을 감내하며 지금까지 일해 왔는데 이제 와서 해고라니 참으로 황당하고 화가 날 뿐이다. 이번 해고는 인정할 수도,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비정규직은 해고되고 정규직은 노동강도 강화
▲ GM대우차 내부문건 중 '작업 재편성 편성효율 현황' 부분. 목표대로 생산성을 향상시킬 경우 조립1부는 46명의 정규직 노동자를 감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2007 오마이뉴스
GM대우차의 '생산성 15% 향상'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준비해 지난 2~3월부터 본격 추진해온 것으로 보인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2007년 생산성 향상 계획(부평생산1담당 조립1부)'이란 내부문건을 보면 '공정의 낭비 제거'나 '효율적 인력 운영' 등의 단어가 등장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작업 재편성 편성효율 현황' 부분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서 '79.0%' '89.8%' 등의 수치가 눈에 띈다. '79.0%'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들어간 작업시간 비율을 의미한다. GM대우차의 '생산성 향상'이란 바로 순수 작업시간 비율에 해당하는 '79.0%'를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내부문건에는 122명이 일하는 의장1공장의 생산성을 79.0%에서 89.8%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 적시돼 있다. 이렇게 '작업 편성효율'(생산성)을 올리면 14명의 정규직 노동자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판단이다.
내부문건에 따르면, 예상대로 작업효율을 높였을 때 부평공장 조립1부의 공정(의장/섀시/완성)에서는 46명의 정규직 노동자를 감축할 수 있다. 하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노조'라는 방패막이가 있어 '정규직 정리해고'는 실행되지 않았다.
결국 '생산성 15% 향상' 프로젝트는 비정규직 해고와 정규직 노동강도 강화로 귀결되고 있다. 즉,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한 뒤 그들이 맡고있던 공정을 정규직 노동자에게 떠넘김으로써 정규직의 노동강도를 강화한 것이다.
목표는 '비정규직 150명 해고'?... 대우 "부정확한 수치"
GM대우차의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은 노조가 있어서 정리해고가 쉽지 않기 때문에, 비정규직을 자르고 그 공정을 정규직에게 떠넘기겠다는 것"이라며 "비정규직에겐 정리해고를 정규직에겐 노동강도 강화를 안겨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사람을 쥐어짜면 인원을 줄일 수 있겠다는 발상"이라고 꼬집은 뒤 이렇게 말했다.
"회사측은 여러 가지를 감안할 때 쥐어짤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정규직 노동자의 심리상태를 교묘하게 이용한 것이다. 즉 그들은 정리해고를 경험했기 때문에 인원감축 얘기를 하면 노동강도 강화 하나쯤은 얻어낼 수 있겠다 싶었던 것이다. GM이 대우차를 인수할 때 제시한 조건 중 하나가 생산성 4% 향상이었다. 그런 점에서 생산성 15% 향상은 무리다."
이어 그는 "비정규직 정리해고는 전 하청업체에 걸쳐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진행된 정리해고자수만 70~8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GM대우차 부평공장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사측이 총 150명의 비정규직 정리해고를 목표로 '생산성 15% 향상'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한 하청업체 소장도 "GM대우차가 비정규직 150명을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각 하청업체에 할당량을 내리고 이를 종용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현재의 생산성 향상 15% 추진사업은 GM이라는 외국자본의 특수성과 자본 일반의 특징을 모두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면서 "단기간에 단물을 쪽 빼먹겠다는 심보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해고하면 손쉽게 이윤 창출
▲ 정리해고자로 발표된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유인물을 배포하려고 하자 회사측에서 이를 막고 있다.
ⓒ2007 GM대우차 비정규직 제공
그동안 GM대우차는 물량 감소나 작업장 외주화 등을 이유로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리해왔다.
지난 1월 차체4부의 비정규직 노동자 40명이 사직한 것도 물량 감소에 따른 정리해고였다. 또 지난 2월에는 2차 하청업체인 DYT가 작업장 외주화를 추진하면서 I/P패드 공정에서 일하던 6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 중 30명이 정리해고 됐다.
하지만 GM대우차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생산성 15% 향상 프로젝트'는 이전의 경향과는 좀 다르다. 현재 비정규직을 정리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 손쉬운 생산성 향상(비용절감) 수단으로 비정규직 정리해고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GM대우차의 '생산성 향상'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먼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한 뒤 그들이 맡고 있던 공정을 정규직 노동자에게 이전하고 있다. 지난 5월 초 차체4부의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을 해고하고, 해당공정을 정규직 노동자에게 이관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다른 방향은 단기 계약직 노동자(일명 '알바')를 자르고, 그 자리에 비정규직 노동자를 전환배치하는 것이다. 조립1부의 비정규직 노동자 4명을 다른 공정으로 전환배치하고, 그들이 배치된 공정에서 일하던 단기 계약직 노동자(일명 '알바')를 정리해고 했다. 차체1부와 도장1부에서도 이와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GM의 글로벌전략 대응? "신규차종 유치해야"
GM대우차 노무관리팀의 한 관계자는 "신차를 양산하기 위해 공정 일부를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유휴인력이 있어 비정규직 약간명을 정리했다"며 "하지만 '150명 정리해고설'은 부정확한 수치"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구조조정이 GM의 글로벌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언급한 바 있는 내부문건에서도 "GM내 59개 공장과 생존을 위한 신차유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제조원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시 지속적인 공장운영 가능성이 낮아진다"며 "신규차종을 유치하지 못하면 향후 공장 유지가 불투명하다"고 밝히고 있다.
사무직 노조의 한 간부는 "GM은 베트남·인도·중국 등에 공장을 짓고 있다"며 "이에 따라 생산입지나 단가 등을 고려해 전략적이고 유연성 있게 옮겨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현재까지는 생산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앞으로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완성차 공정 등을 중국에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GM의 글로벌전략은 고용불안 등 노동자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벨기에의 한 GM 공장이 생산대수를 줄이면서 정규직 1200명을 정리해고 한다고 해서 심각한 파업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GM대우차 부평공장 비정규직 해고 일지
▲2007년 1월 중순 차체 4부 정성FM 비정규직 노동자 20여명이 회사측 강요로 사직. 물량 감소로 인한 사실상의 정리해고.
▲1월 19일 조립1부 스피드파워월드 비정규직 노동자 2인 해고. 조장에 의한 일방적인 폭행이었음에도 막무가내로 2명 모두 해고(<오마이뉴스> 2007년 1월 31일자 보도). 동료들의 끈질긴 투쟁으로 피해노동자는 복직함.
▲2월 13일 2차 하청업체 DYT가 수행하는 I/P패드 작업장 외주화에 반대하는 투쟁을 전개한 농성노동자 5명 징계 해고.
▲2월 16일 I/P패드 작업장, 공장 밖으로 이전. 이 과정에서 기존 작업자 65명 중 30명 정리해고하고, 35명만 재고용됨.
▲2월 22일 조립1부 스피드파워월드 비정규직 노동자, 일방적 배치 전환에 대해 협의하던 중 공장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함(<오마이뉴스> 2007년 1월 31일자 보도). 폭행 후 도리어 해고됐다가 복직함.
▲5월 초 차체 4부 스텝포유 비정규직 노동자 2명 해고. 해당 공정이 정규직으로 이관되면서 정리해고됨.
▲5월 중순 도장1부 진합오에스에스 비정규직 노동자 4명 정리해고. 해당 공정을 나머지 인원이 소화하는 방식으로 노동강도가 강화됨.
▲5월 중순 엔진구동본부 대우제일 헤드가공 공정 외주화 완료. 해당 비정규직 노동자 7명 다른 공정으로 배치됨. 현재 오버T/O 상태여서 인원감축 예정.
▲5월 말
ㅇ조립1부 생관 소속 스피드파워월드 비정규직 노동자 4명(도어런, 도어씰, 중립기어 드라이버, 퓨즈박스 / 해당공정 정규직으로 이관), 다른 공정으로 전환배치됨. 그 공정에 있던 단기 계약직 노동자 정리해고.
ㅇ차체1부 생관 소속 스피드파워월드 비정규직 노동자 2명(자재하치공정 / 해당공정은 정규직으로 이관) 중 1명은 다른 공정으로 전환배치됨. 그 공정에 있던 단기 계약직 노동자는 정리해고됨.
ㅇ도장1부 생관 소속 스피드파워월드 비정규직 노동자 2명(대드너 보급 / 해당공정은 2차 하청업체로 넘어감), 다른 공정으로 배치되고, 해당 공정의 단기계약직 노동자는 정리해고됨.
▲5월 말 차체1부 진합오에스에스 비정규직 노동자 4명에게 정리해고 통보.
▲ GM대우의 기업광고.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비정규직법안'의 7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그동안 '노사상생' 모델로 호평 받아온 GM대우차에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거세다.
GM대우차가 최근 '생산성 15% 향상'을 명분으로 부평공장에 파견된 하청업체 노동자를 해고한 뒤 정규직 노동자에게 공정을 떠넘기고 있어 현장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에 따르면, 현재 진행된 정리해고자수만 70~80명에 이른다.
올초부터 GM대우차는 ▲물량 감소 ▲작업장 외주화 등을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한 데 이어, 사무직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까지 조직적으로 방해해 국제금속노조연맹 등으로부터 국제적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정리해고는 GM대우차의 작품!"
지난 5월 22일 GM대우차의 하청업체인 (주)진합오에스에스는 정리해고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차체부 A/S직(반) 비정규직 노동자 10명 중 4명을 해고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GM대우차가 추진해온 '생산성 15% 향상' 프로젝트에 따른 '비정규직 정리해고'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회사측도 개별면담 자리에서 "GM대우차가 수차례 전화와 공문을 통해 10명 중 4명을 5월말까지 정리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내서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부평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정리해고가 GM대우차의 작품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인데 GM대우차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GM대우차가 직접 관여한 증거는 널려 있다"고 주장했다.
정리해고자로 발표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후 사장과의 면담에서 정리해고 철회와 고용 보장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이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선전전에 나섰다. 그들의 선전물에는 비정규직의 한이 진하게 묻어났다.
"어떤 노동자는 해고통보를 받고 이 사실을 아내에게 얘기했더니 펑펑 울면서 우린 어떻게 하냐고 하고, 어떤 노동자는 이제 막 첫딸을 낳았는데 어떻게 먹고 사냐며 걱정이고, 어떤 노동자는 정규직 한번 되려고 검정고시 학원까지 다니면서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려고 했는데 이게 웬 청천벽력이냐며 절망한다."
이들은 "공장이 밖으로 나가는 것도 아니고 공정이 축소되거나 물량이 감소하는 것도 아닌데 왜 우리가 해고되어야 하냐"며 "유일한 이유라면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이윤을 남기려는 산술적인 계산뿐"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60만원의 기본급으로 시작해서 여름에는 에어컨도 없이 일했고, 겨울에는 추위와 싸우며 일했다. 불안한 고용으로 아무런 말없이 모든 힘든 것을 감내하며 지금까지 일해 왔는데 이제 와서 해고라니 참으로 황당하고 화가 날 뿐이다. 이번 해고는 인정할 수도,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비정규직은 해고되고 정규직은 노동강도 강화
▲ GM대우차 내부문건 중 '작업 재편성 편성효율 현황' 부분. 목표대로 생산성을 향상시킬 경우 조립1부는 46명의 정규직 노동자를 감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2007 오마이뉴스
GM대우차의 '생산성 15% 향상'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준비해 지난 2~3월부터 본격 추진해온 것으로 보인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2007년 생산성 향상 계획(부평생산1담당 조립1부)'이란 내부문건을 보면 '공정의 낭비 제거'나 '효율적 인력 운영' 등의 단어가 등장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작업 재편성 편성효율 현황' 부분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서 '79.0%' '89.8%' 등의 수치가 눈에 띈다. '79.0%'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들어간 작업시간 비율을 의미한다. GM대우차의 '생산성 향상'이란 바로 순수 작업시간 비율에 해당하는 '79.0%'를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내부문건에는 122명이 일하는 의장1공장의 생산성을 79.0%에서 89.8%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 적시돼 있다. 이렇게 '작업 편성효율'(생산성)을 올리면 14명의 정규직 노동자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판단이다.
내부문건에 따르면, 예상대로 작업효율을 높였을 때 부평공장 조립1부의 공정(의장/섀시/완성)에서는 46명의 정규직 노동자를 감축할 수 있다. 하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노조'라는 방패막이가 있어 '정규직 정리해고'는 실행되지 않았다.
결국 '생산성 15% 향상' 프로젝트는 비정규직 해고와 정규직 노동강도 강화로 귀결되고 있다. 즉,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한 뒤 그들이 맡고있던 공정을 정규직 노동자에게 떠넘김으로써 정규직의 노동강도를 강화한 것이다.
목표는 '비정규직 150명 해고'?... 대우 "부정확한 수치"
GM대우차의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은 노조가 있어서 정리해고가 쉽지 않기 때문에, 비정규직을 자르고 그 공정을 정규직에게 떠넘기겠다는 것"이라며 "비정규직에겐 정리해고를 정규직에겐 노동강도 강화를 안겨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사람을 쥐어짜면 인원을 줄일 수 있겠다는 발상"이라고 꼬집은 뒤 이렇게 말했다.
"회사측은 여러 가지를 감안할 때 쥐어짤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정규직 노동자의 심리상태를 교묘하게 이용한 것이다. 즉 그들은 정리해고를 경험했기 때문에 인원감축 얘기를 하면 노동강도 강화 하나쯤은 얻어낼 수 있겠다 싶었던 것이다. GM이 대우차를 인수할 때 제시한 조건 중 하나가 생산성 4% 향상이었다. 그런 점에서 생산성 15% 향상은 무리다."
이어 그는 "비정규직 정리해고는 전 하청업체에 걸쳐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진행된 정리해고자수만 70~8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GM대우차 부평공장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사측이 총 150명의 비정규직 정리해고를 목표로 '생산성 15% 향상'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한 하청업체 소장도 "GM대우차가 비정규직 150명을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각 하청업체에 할당량을 내리고 이를 종용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현재의 생산성 향상 15% 추진사업은 GM이라는 외국자본의 특수성과 자본 일반의 특징을 모두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면서 "단기간에 단물을 쪽 빼먹겠다는 심보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해고하면 손쉽게 이윤 창출
▲ 정리해고자로 발표된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유인물을 배포하려고 하자 회사측에서 이를 막고 있다.
ⓒ2007 GM대우차 비정규직 제공
그동안 GM대우차는 물량 감소나 작업장 외주화 등을 이유로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리해왔다.
지난 1월 차체4부의 비정규직 노동자 40명이 사직한 것도 물량 감소에 따른 정리해고였다. 또 지난 2월에는 2차 하청업체인 DYT가 작업장 외주화를 추진하면서 I/P패드 공정에서 일하던 6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 중 30명이 정리해고 됐다.
하지만 GM대우차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생산성 15% 향상 프로젝트'는 이전의 경향과는 좀 다르다. 현재 비정규직을 정리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 손쉬운 생산성 향상(비용절감) 수단으로 비정규직 정리해고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GM대우차의 '생산성 향상'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먼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한 뒤 그들이 맡고 있던 공정을 정규직 노동자에게 이전하고 있다. 지난 5월 초 차체4부의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을 해고하고, 해당공정을 정규직 노동자에게 이관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다른 방향은 단기 계약직 노동자(일명 '알바')를 자르고, 그 자리에 비정규직 노동자를 전환배치하는 것이다. 조립1부의 비정규직 노동자 4명을 다른 공정으로 전환배치하고, 그들이 배치된 공정에서 일하던 단기 계약직 노동자(일명 '알바')를 정리해고 했다. 차체1부와 도장1부에서도 이와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GM의 글로벌전략 대응? "신규차종 유치해야"
GM대우차 노무관리팀의 한 관계자는 "신차를 양산하기 위해 공정 일부를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유휴인력이 있어 비정규직 약간명을 정리했다"며 "하지만 '150명 정리해고설'은 부정확한 수치"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구조조정이 GM의 글로벌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언급한 바 있는 내부문건에서도 "GM내 59개 공장과 생존을 위한 신차유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제조원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시 지속적인 공장운영 가능성이 낮아진다"며 "신규차종을 유치하지 못하면 향후 공장 유지가 불투명하다"고 밝히고 있다.
사무직 노조의 한 간부는 "GM은 베트남·인도·중국 등에 공장을 짓고 있다"며 "이에 따라 생산입지나 단가 등을 고려해 전략적이고 유연성 있게 옮겨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현재까지는 생산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앞으로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완성차 공정 등을 중국에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GM의 글로벌전략은 고용불안 등 노동자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벨기에의 한 GM 공장이 생산대수를 줄이면서 정규직 1200명을 정리해고 한다고 해서 심각한 파업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GM대우차 부평공장 비정규직 해고 일지
▲2007년 1월 중순 차체 4부 정성FM 비정규직 노동자 20여명이 회사측 강요로 사직. 물량 감소로 인한 사실상의 정리해고.
▲1월 19일 조립1부 스피드파워월드 비정규직 노동자 2인 해고. 조장에 의한 일방적인 폭행이었음에도 막무가내로 2명 모두 해고(<오마이뉴스> 2007년 1월 31일자 보도). 동료들의 끈질긴 투쟁으로 피해노동자는 복직함.
▲2월 13일 2차 하청업체 DYT가 수행하는 I/P패드 작업장 외주화에 반대하는 투쟁을 전개한 농성노동자 5명 징계 해고.
▲2월 16일 I/P패드 작업장, 공장 밖으로 이전. 이 과정에서 기존 작업자 65명 중 30명 정리해고하고, 35명만 재고용됨.
▲2월 22일 조립1부 스피드파워월드 비정규직 노동자, 일방적 배치 전환에 대해 협의하던 중 공장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함(<오마이뉴스> 2007년 1월 31일자 보도). 폭행 후 도리어 해고됐다가 복직함.
▲5월 초 차체 4부 스텝포유 비정규직 노동자 2명 해고. 해당 공정이 정규직으로 이관되면서 정리해고됨.
▲5월 중순 도장1부 진합오에스에스 비정규직 노동자 4명 정리해고. 해당 공정을 나머지 인원이 소화하는 방식으로 노동강도가 강화됨.
▲5월 중순 엔진구동본부 대우제일 헤드가공 공정 외주화 완료. 해당 비정규직 노동자 7명 다른 공정으로 배치됨. 현재 오버T/O 상태여서 인원감축 예정.
▲5월 말
ㅇ조립1부 생관 소속 스피드파워월드 비정규직 노동자 4명(도어런, 도어씰, 중립기어 드라이버, 퓨즈박스 / 해당공정 정규직으로 이관), 다른 공정으로 전환배치됨. 그 공정에 있던 단기 계약직 노동자 정리해고.
ㅇ차체1부 생관 소속 스피드파워월드 비정규직 노동자 2명(자재하치공정 / 해당공정은 정규직으로 이관) 중 1명은 다른 공정으로 전환배치됨. 그 공정에 있던 단기 계약직 노동자는 정리해고됨.
ㅇ도장1부 생관 소속 스피드파워월드 비정규직 노동자 2명(대드너 보급 / 해당공정은 2차 하청업체로 넘어감), 다른 공정으로 배치되고, 해당 공정의 단기계약직 노동자는 정리해고됨.
▲5월 말 차체1부 진합오에스에스 비정규직 노동자 4명에게 정리해고 통보.
